발자취 | 마음의 균형을 배우는 글
《성찰의 길》 Ep.3
변하지 않아야 움직일 수 있다: 혼돈 속의 무게 중심

요즘 세상은 너무 빨리 변한다. 기술도, 일의 방식도, 심지어 직장 내 조직 문화와 사람의 마음까지도 끊임없이 요동친다.
어제는 유행하던 업무 방식이 오늘은 구식이 되고, 잠시 멈춰 서서 숨을 고르는 것조차 뒤처진 사람처럼 느껴지는 시대다. 이 빠른 속도의 흐름은 직장인들에게 끊임없이 변화를 요구한다. 더 나은 성과를 위해 업무 습관을 바꾸고, 시장 경쟁력을 위해 태도를 바꾸며, 때로는 생존을 위해 환경을 통째로 바꿔야 한다.
하지만 이 모든 변화를 추진하고 변화 속에서 길을 잃지 않게 하는 힘은 정작 변하지 않아야 할 것에서 비롯된다.
《주역(周易)》은 변화의 철학을 담은 책이지만, 그 변화의 근본에는 변하지 않는 원리가 자리하고 있음을 역설한다.
“궁즉통(窮則通), 변즉화(變則化).” 막히면 통하고, 변하면 새로워진다.
막힘(窮)을 극복하기 위해 변화(變) 해야 한다는 이 격언은 우리에게 익숙하다. 그러나 그 변화를 이끄는 힘은 언제나 '변하지 않는 것', 즉 흔들리지 않는 중심에서 온다는 것을 잊어서는 안 된다.
흔들리는 배 위에서는 아무리 노를 저어도 제자리걸음일 뿐이다. 우리의 삶이라는 배가 올바른 항해를 하기 위해서는 먼저 변하지 않는 닻을 내려야 한다. 그 닻이 바로 ‘무게 중심’이다.
불변즉진(不變則進)은 바로 이 중심의 철학을 담고 있다. '변하지 않으면 곧 나아간다'는 이 말은 겉으로 보이는 변화에 휩쓸려 본질을 잃지 않고, 자신의 확고한 직업윤리와 핵심 가치를 지킬 때 비로소 진정한 발전(進)이 가능하다는 의미다.
특히 직장이라는 공간에서는 '사람의 마음'이 가장 큰 흔들림의 근원이다. 업무 방식은 매뉴얼대로 바뀌지만, 상사나 동료와의 복잡한 이해관계, 갑작스러운 감정적 갈등은 우리의 중심을 송두리째 뒤흔든다.
이처럼 예측 불가능한 관계 속에서 우리가 무너지지 않으려면, 외부 상황에 따라 반응하는 감정을 바꾸려 할 것이 아니라, 나의 본질적인 역할과 매너라는 '불변의 태도'를 지키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
과거, 직장 내 복잡한 사내 정치나 갑작스러운 업무 변동에 휩쓸려 감정적으로 대응했을 때를 돌아본다. 그때는 일의 효율성도 떨어지고, 스트레스만 극심했다. 하지만 '나는 상황이 아닌, 나의 원칙에 따라 행동한다'는 무게 중심을 잡기 시작한 후, 외부의 혼돈은 더 이상 나를 지배하지 못했다.
진정한 강함은 유연함에서 나온다고 하지만, 그 유연함은 단단한 중심이 있을 때만 의미가 있다. 겉으로 보이는 변화는 얼마든지 수용하되, 내가 이 일을 왜 하는지, 어떤 전문성을 추구하는지에 대한 근본적인 질문의 답은 불변으로 지켜야 한다. 그 변하지 않는 마음이 곧 움직일 수 있는 힘이 된다.
꾸준함이 가진 묘한 속도: 가장 느린 것이 가장 빠르다

예전에는 ‘꾸준하다’는 말을 지루함의 다른 표현이라고 생각했다. 늘 같은 패턴, 같은 리듬, 새로운 자극이 없는 반복. 빠른 성과와 드라마틱한 변화를 추구하는 직장인에게 꾸준함은 때로 매력이 없어 보였다. 하지만 시간이 흐르고 보니, 꾸준함이야말로 세상에서 가장 빠르고 강력한 속도를 만들어내는 비결이었다.
'하루에 단 10분이라도 전공 서적을 읽자'라고 다짐했던 습관이 있다. 처음에는 10분도 버겁고, 어떤 날은 겨우 몇 페이지를 읽는 데 그쳤다. 하지만 1년, 2년이 지나자 이 짧은 꾸준함은 기적을 만들었다. 미세하게 쌓인 지식과 통찰은 당장 눈앞의 프로젝트에서는 티가 나지 않았지만, 중요한 의사결정 순간이나 위기가 닥쳤을 때 단단한 전문성이라는 형태로 발현되었다. 단기 집중형으로 벼락치기 공부를 했을 때 절대 얻을 수 없었던 성장의 체화(體化)였다.
이러한 꾸준함의 힘은 우리의 삶의 바탕인 건강에서도 명확히 드러난다. 직장인의 건강은 꾸준함에 달려 있다. 저는 매일 조금씩 걷는 습관을 들여 몸의 균형을 되찾았습니다. 거창하게 몇 시간씩 운동을 하는 날보다, 비가 오나 눈이 오나 30분씩 꾸준히 걷는 날들이 훨씬 중요했습니다. 몸은 정직해서, 큰 부하를 주는 단발적인 노력보다는 지속적인 관심과 미세한 자극에 반응합니다.
* 아침에 마시는 물 한 잔의 꾸준함은 몸의 신진대사라는 삶의 기본 리듬을 깨우는 불변의 시작점입니다.
* 밤 11시에 잠자리에 드는 불변의 루틴은 우리의 호르몬과 면역 체계를 안정적으로 유지하는 가장 확실한 방어막입니다. 숙련된 노동자일수록 자신의 컨디션을 꾸준히 유지하는 것이 최고의 전문성이 된다.
이러한 신체적 꾸준함이야말로 불변 즉 진의 원리를 가장 잘 보여줍니다. 꾸준함이 누적되면, 눈에 보이지 않던 진보가 어느 순간 확연한 차이로 드러난다.
이는 과학적으로도 입증된 사실이다. 하버드 행동과학 연구소(2022)는 다음과 같이 보고했다.
“짧지만 꾸준한 루틴을 가진 사람은 단기 집중형 목표 추구자보다 장기 성취율이 2.4배 높았다.”
📌 인용 출처: Harvard Behavioral Institute, Consistency and Progress, 2022.
결국 진보란, 눈에 띄지 않을 만큼 느리게, 티 나지 않게 오는 것이다.
꾸준함이 만들어내는 복리 효과처럼, 작은 불변의 노력이 쌓여 가장 큰 변화를 이룬다. 그러니 불변은 멈춤이 아니라, 조용히 앞으로 나아가는 가장 강력한 힘이다.
동양 철학에서도 꾸준함, 즉 지속(久)의 가치를 강조한다. 《중용(中庸)》의 핵심 사상 중 하나는 바로 성(誠), 즉 '지극한 정성'이다.
이 지극한 정성은 쉬지 않음(無息)을 전제로 한다.
맹자 역시 "군자(君子)는 능구(能久)한다"라고 하여, 진정으로 된 사람은 좋은 행위를 꾸준히 지속할 수 있다고 보았다. 이처럼 고전은 수천 년 전부터 꾸준함, 곧 불변의 지속성이 변화를 이루는 가장 중요한 덕목임을 가르치고 있다.
방향이 흔들리지 않으면 충분하다: 멈춤의 미학

퇴근길, 회사 앞 신호등이 바뀌기를 기다리며 빨간불 앞에서 문득 멈춰 선다. '나는 지금 어디로 가고 있나.' 예전 같았으면 이 멈춤의 순간이 불안과 초조함으로 가득했을 것이다. 동료들은 저만치 앞서 달려가고 있는 것 같았고, 나만 멈춰 서서 시간을 낭비하는 것 같았다.
하지만 이제는 안다. 천천히라도, 방향만 맞다면 괜찮다는 걸. 이 멈춤은 멈추라는 뜻이 아니라, 잠시 숨을 고르고 방향을 점검하라는 신호일뿐이다.
우리의 직장 생활은 때때로 빨간불처럼 우리를 강제로 멈춰 세운다. 예상치 못한 질병, 프로젝트의 실패, 혹은 조직 개편과 같은 어려움처럼 말이다. 이때 우리는 멈춘 것에 좌절할 것이 아니라, 이 멈춤을 내 안의 방향을 다시 확인할 기회로 삼아야 한다.
만약 방향 자체가 잘못되었다면, 아무리 빨리 달려도 원하는 목적지에 도착할 수 없다. 오히려 방향이 올바르다면, 잠시 멈춰 서는 것은 재정비와 재충전을 위한 전략적인 후퇴일 뿐이다.
《논어》에서도 이 방향의 중요성을 강조한다.
“뜻이 바르다면, 멀리 가지 않아도 된다.”
즉, 본질적인 뜻(志)만 바르게 정립되어 있다면, 당장 눈앞의 성과가 중요하지 않다는 의미다. 꾸준함이란 '쉬지 않고 계속하는 것'을 의미하지만, 그 꾸준함은 방향성이라는 중심축 위에서 이루어져야 한다.
직장 내 복잡한 상황에서도 '나는 어떤 전문가가 될 것인가', '나는 어떤 동료가 될 것인가'라는 방향을 불변의 매뉴얼로 정립한다면, 타인의 감정이나 부정적인 시선에 쉽게 휘둘리지 않고 업무라는 본질에만 집중할 수 있게 된다. 이것이 곧 관계 스트레스 상황 속에서도 흔들리지 않고 전진하는 '불편즉진'의 실천이다.
비록 당장은 손해를 보는 것처럼 느껴지더라도, 장기적으로는 이 불변의 태도가 나를 가장 신뢰할 수 있는 사람으로 만든다.
불변즉진은 결국 중심을 잃지 않는 일이다.
세상이 변해도 나의 기준, 나의 가치, 나의 방향이 흔들리지 않으면,
그 자체로 이미 확고한 전진이다. 멈추지 않고 계속되는 발걸음만이 진정한 발자취를 남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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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의 한마디
천천히라도, 나의 방향만 맞다면 그 꾸준함 자체가 가장 빠른 진보이다.
면책 안내
이 글은 사자성어 ‘불편즉진(不變則進)’을 현대 직장인의 일상과 꾸준함의 시선으로 해석한 인문적 에세이입니다.
심리·철학·자기 계발적 조언이 아닌, 개인의 경험과 성찰을 담은 글임을 밝힙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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