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터의 마음

수처작주(隨處作主), 어디서든 주인이 되는 법

발자취의 산책 2025. 10. 25. 07:28
발자취 | 마음의 균형을 배우는 글

퇴근 후에도 이어지는 마음의 무게. 《수처작주(隨處作主)》를 통해 직장 밖에서도 스스로 중심을 세우는 법과 진짜 ‘나’로 돌아오는 시간을 이야기한다.

《균형의 길》 Ep.4

퇴근 후의 공백


퇴근길, 통근버스 유리창에 비친 내 얼굴은 늘 피곤하다.
업무는 끝났지만 머릿속은 여전히 일에 묶여 있다.
메일 한 줄, 상사의 말투 하나가 계속 떠오른다.
일터를 떠났는데도 마음은 여전히 회사 안을 배회한다.

집에 도착해 가방을 내려놓고 나면 잠깐의 공백이 생긴다.
그때 문득 생각한다.
‘지금 나는 누구인가. 회사의 부속인가, 나 자신인가.’

《임제록(臨濟錄)》에는 이런 구절이 있다.

“퇴근 후 저녁, 도시 불빛이 비치는 창가에 서 있는 사람, 고요하고 사색적인 분위기, 현실적인 표현

“수처작주(隨處作主)하라. 어느 곳에서도 주인이 돼라.”


이 말은 단순히 독립적이 되라는 뜻이 아니다.
환경에 휘둘리지 않고,
상황 속에서도 자기 마음의 주체가 되라는 가르침이다.
회사를 벗어나도 마음이 여전히 상사의 시선을 따라다닌다면,
그건 자리를 옮겼을 뿐, 주인이 바뀐 게 아니다.

퇴근 후의 시간은 내 것이지만,
생각의 무게는 여전히 타인의 것이다.
수처작주는 그 무게를 조금씩 되돌려 받는 일이다.




공간을 옮겨야 마음이 돌아온다


주말 오후, 집 근처 카페에 앉아 노트북을 펼친다.
일과는 상관없는 글을 쓰고,
누군가의 평가와 전혀 상관없는 문장을 고친다.
이 시간이 내가 나로 돌아오는 시간이다.

공간은 생각을 바꾼다.
책상 위에서 답이 나오지 않던 일이
벤치에 앉아 햇살을 받는 순간 풀릴 때가 있다.
몸을 옮기면 마음도 방향을 바꾼다.

불광불급(不狂不及)에서 배운 건 몰입의 균형이었다면,
수처작주는 그 몰입을 ‘자기 공간으로 되돌리는 법’이다.
누군가 정해준 자리가 아닌,
내가 선택한 자리에서 다시 나를 세우는 일.

회사에서는 수동적이었던 사람이
퇴근 후 작은 글 한 편, 짧은 산책 하나로
조금씩 주체로 바뀌는 과정을 나는 안다.
그건 대단한 변화가 아니라,
‘살아 있는 나’를 확인하는 사소한 훈련이다.

“낮의 카페 창가, 노트북과 커피잔 앞에 앉아 글을 쓰는 사람, 부드러운 햇살, 따뜻하고 차분한 분위기”
“주인은 늘 자신 안에 있다.
다만 그를 잊고 사는 시간이 길 뿐이다.”


수처작주는 결국 기억의 회복이다.
남이 만들어준 하루에서,
내가 주조한 하루로 되돌아오는 감각.




삶의 무대는 하나뿐이다


많은 사람들은 일과 삶을 나눈다.
‘워라밸’이라는 단어가 생기며,
일은 회사의 것이고, 삶은 개인의 것이라 말한다.
하지만 실상은 다르다.
그 둘은 늘 맞닿아 있다.
일터의 피로가 저녁 식탁의 대화로 번지고,
가정의 불안이 회의 속 집중력을 흔든다.

결국 삶은 하나의 무대다.
그리고 그 무대의 주연은 언제나 나 자신이다.
수처작주란, 그 무대에서
누가 조명 스위치를 쥐고 있는가를 묻는 말이다.

회사에서는 부하직원,
집에서는 부모,
사회에서는 한 사람의 구성원.
역할은 바뀌지만 중심은 하나다.
그 중심이 ‘나’ 일 때,
비로소 어떤 장소에서도 주인이 된다.

하루를 마치며 창문을 연다.
차가운 공기가 들어오고,
오늘의 피로가 서서히 가라앉는다.
책상 위에 놓인 커피잔을 바라보며 생각한다.
‘이 순간만큼은 누구의 것도 아니다.’
그게 내가 내 삶의 주인임을 확인하는 방법이다.


“밤의 실내, 창문을 열고 바깥 공기를 느끼는 사람의 뒷모습, 따뜻한 실내 조명과 차가운 외기 대비, 잔잔한 감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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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의 한마디

진짜 주인은 자리를 바꿔도 흔들리지 않는다.
장소가 나를 결정하지 않듯, 마음이야말로 나의 자리다.

면책 안내

이 글은 사자성어 ‘수처작주(隨處作主)’를 현대인의 일상과 자기 주체성의 관점에서 해석한 인문적 에세이입니다.
심리·경제·철학적 조언이 아닌, 개인의 경험과 성찰에 기반한 글임을 밝힙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