발자취 | 몸과 마음의 에너지를 지키는 균형의 지혜
《담담한 길》 Ep.4
소이부답(少而不怠)의 깊은 뜻: ‘적게 함’ 속에 숨어 있는 게으르지 않은 진심

직장에서 나는 어떤 사람으로 기억되고 있을까.
대부분은 ‘열심히 일하는 사람’이 되고 싶어 한다. 출근은 남들보다 빠르고, 퇴근은 늘 늦고, 바쁘다는 말이 습관처럼 입에 붙어 있는 사람 말이다. 그런데 이상하게도 그런 사람들이 가장 먼저 지치고, 가장 빨리 번아웃에 닿는다.
반대로 조용히 자기 일만 묵묵히 해내는 사람은 자주 오해를 받는다.
티가 나지 않는다는 이유로 ‘소극적’, ‘느리다’, ‘적게 일한다’는 평을 듣는다. 하지만 그 속을 들여다보면 효율적으로 일하고, 집중해서 처리하고, 힘 빼지 않을 곳에 힘을 빼지 않는 사람들이다.
이 오해를 설명해 주는 말이 바로 소이부답(少而不怠)이다.
📌 소이부답의 의미
‘작을소(少)’와 ‘게으를 태(怠)’가 만나 “적게 하되 게으르지 않다”라는 뜻이 된다. 일이 크든 작든, 많이 하든 적게 하든, 중요한 건 정성을 잃지 않는 마음가짐이라는 뜻이다.
성어의 출처가 명확하게 기록된 형태는 아니지만, 유가·도가에서 강조한 “양보다 질”, “불필요한 일에 능력을 낭비하지 않는 태도”와 맞닿아 있다. ‘군자불기(君子不器)’처럼 한정된 틀에 갇혀 살지 않는 태도와도 비슷하다.
나는 한동안 이 균형을 몰랐다.
조용히 일하는 스타일이었고, 떠들썩하게 나를 드러내는 성격도 아니었다. 그래서 늘 불안했다.
“이렇게 해도 되나?”
“덜 하는 것처럼 보이지 않을까?”
하는 마음이 늘 따라붙었다. 그러다 보니 꼭 하지 않아도 되는 일까지 붙잡으며 스스로를 몰아붙였다. 이른바 ‘가짜 바쁨’이었다.
그때, 현장 반장님이 던진 한마디가 오래 남았다.
“너는 적게 하는 게 아니라,
불필요한 걸 안 하는 거다.
중요한 것만 골라서 효율적으로 끝내는 거지.”
그때 처음 알았다.
많이 해야 성실한 게 아니었다.
‘최소한으로 해도 진심을 잃지 않는 것’, 이게 바로 소이부답의 핵심이었다.
적게 해도 되는 이유는, 핵심을 놓치지 않는 순간 이미 게으르지 않기 때문이다. 많이 하다가 무너지는 사람보다, 적더라도 꾸준히 오래가는 사람이 업무에서도, 삶에서도 더 멀리 간다. 결국 번아웃을 막는 첫걸음이 된다.
업무의 양보다 ‘질’을 관리하는 사람: 에너지 효율의 비밀
회사에서 빨리 지치는 사람들의 공통점이 있다.
항상 바쁘고, 할 일이 많고, 여기저기 불려 다니고, 멀티태스킹이 기본이다. 그런데 실제 성과는 의외로 평균적이다. 정리되지 않은 일과 흐트러진 결과물. 물이 새는 그릇에 아무리 물을 채워도 가득 차지 않는 것과 같다.
반대로 차분하게 중요한 일부터 처리하는 사람은 달랐다.
겉으론 느긋해 보이지만 내어 놓는 결과는 정확하다.
소이부답을 실천하는 사람들의 전형적인 모습이다.
하버드 생산성 연구(2022)는 이 차이를 이렇게 설명했다.
“시간 기준(양)으로 일정을 짠 사람보다
핵심 성과 기준(질)으로 계획한 사람이
6개월 후 성과 평가에서 평균 41% 더 높은 점수를 기록했다.”
— Harvard Productivity Report, 2022.
결국 ‘얼마나 했는가’보다 ‘무엇을 했는가’가 성과를 결정한다.

나는 경험을 통해 이런 질문을 갖게 됐다.
“이 일이 나에게 필요한가?”
“이 일 때문에 내가 지쳐 있지 않은가?”
불필요한 감정 노동이나 의미 없는 잡무는 에너지 누수에 가깝다.
이 누수가 축적되면 만성 피로가 오고, 수면의 질이 떨어지고, 결국 몸 전체 균형이 흔들린다.
소이부답은 단순히 ‘덜 하자’가 아니다.
“핵심을 남기고, 나머지를 걷어내자”는 뜻이다.
적게 하지만 한 번 하면 제대로.
그게 지혜로운 에너지 관리다.
나의 리듬을 지키는 사람만이 오래간다: 회복력을 키우는 휴식
퇴근 후 집에 오면 몸이 무너진다.
야간 근무를 하고 씻고 나면 다시 일하러 나가야 하는 날도 있다. 그럼에도 ‘조금 더 해야 한다’는 강박 때문에 쓸데없는 집안일을 붙잡고, 머리가 흐릿한데 글을 억지로 쓰려던 날도 많았다.
이건 게으름을 피하지 않으려는 강박에서 나온 행동이었다.
하지만 몸은 이미 신호를 보내고 있었다.
그 신호를 무시하고 바쁜 척하는 것이야말로 진짜 게으름이었다.
어느 날, 침대에 누워 이런 생각이 들었다.
‘이 정도로 피곤한데, 굳이 더 해야 하나?’
‘이 피곤함을 무시하고 얻어낸 성과가 정말 의미가 있을까?’
그 순간,
“과도하면 멀리 가지 못한다”는 도덕경의 구절이 떠올랐다.
“多言數窮 不如守中” 다언수궁 불여 수중 말이 많으면 자주 궁해지니, 중심을 지키는 것만 못하다.
— 《도덕경》5장 말미에 등장
노자가 말하는 “과하면 흐트러지고, 적당한 중심을 지켜야 오래간다”는 가르침의 일부
과도함이란 단순히 ‘양이 많음’이 아니다.
내 한계를 무시하는 모든 행위가 과도함이다.
그래서 나는 리듬을 바꾸었다.
필요한 일만 하고, 나머지는 내려놓았다.
쉴 때는 확실히 쉰다.
휴식도 능력이라는 걸 이제는 안다.

회복력을 지키는 구체적인 방법
수면의 질을 챙긴다.
하루 5분이라도 완전히 멈추는 시간을 만든다.
약한 운동으로 몸의 긴장을 풀어 준다.
적게 해도 괜찮다.
게으르지 않다면, 그리고 나를 지키는 데 집중한다면, 그 하루는 충분히 의미 있다.
소이부답으로 완성하는 ‘진짜 성실함’
우리는 성실함을 ‘오래 붙잡고 있는 것’과 ‘바쁘게 보이는 것’으로 오해할 때가 많다.
하지만 소이부답은 말한다.
진정한 성실함은 핵심에 집중하고 낭비를 줄이는 삶의 태도라고.
오늘부터 이렇게 시작해 보면 좋다.
🔎 소이부답 실천 3가지
Stop List: 오늘 하지 않아도 될 일 3개를 적는다.
집중도 기록: 결과보다 ‘내가 얼마나 집중했는가’를 평가한다.
휴식 우선순위: 휴식을 다음 날의 중요한 업무로 생각한다.
이 작은 습관들이 당신의 에너지를 지켜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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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의 한마디
진짜 게으름은 쉬는 게 아니라
피곤한데도 바쁜 척하며 나를 소모시키는 것이다.
나에게 필요한 일과 나를 살리는 휴식을 구분하는 것이
소이부답의 핵심이다.
면책 안내
이 글은 사자성어 ‘소이부답(少而不怠)’을 현대인의 일상·업무·건강 관리 관점에서 해석한 인문적 에세이이며, 의료·심리 상담을 대체하지 않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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